서대문구의회 Seodaemun-gu District Council

서대문구의원에 대한 과도한 의정비 책정을 반대한다 
- 일당 47만 5천5백원은 서대문구민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결정.


 5.31 동시 지방선거가 끝났다. 
 우리 서대문구에서도 선거기간 동안 지역주민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후보자들이 자신들의 공약과 진심을 전달하기위해 열심히 뛰어다녔을 것이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낙선자에게는 위로를 전하며 당락에 관계없이 앞으로도 선거기간만큼의 관심과 애정으로 지역을 위해 일해주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이런 희망과는 달리 5기 서대문구 의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보이는 모습은 지역주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지난 12일 서대문 의정참여단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6월 21일부터 29일까지의 본회의 기간동안 지방의원 유급화 결정에 따라 ‘서대문구 의회 회기수당 조례개정안’이 상정된다.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현행 년 80일의 회기당 하루 10만원씩 지급되던 ‘회기수당’ 대신 ‘월정수당’으로 매월 207만원을 구의원들에게 지급한다고 한다. 
기존에 무급 명예직으로 이야기되던 구의원들이지만 실제 회기수당 800만원, ‘의정활동비’ 명목으로 한달 110만원의 금액을 수령, 년 2120만원의 급여 아닌 급여를 받고 있었던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을 통해 연봉 3804만원으로 약 80%가 인상된 급여를 지급받게 되는 것이 다. 
 어차피 지방의원 유급화는 결정된 사항이기 때문에 유급화의 타당성에 대해 더 논의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주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구의원의 ‘의정비’를 결정하는 문제는 과정의 투명성과 주민들의 광범위한 합의가 전제되야 하는 사안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이와같은 기본적인 노력이 부족하고 주민정서에 배치되는 점이 많다는 점에서 서대문 의정참여단은 우려와 함께 반대입장을 표명하고자 한다.

개정안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우선 원천적으로 의정비 산정의 주체가 적절치 않다는 점이다. 
의정비를 결정하는 ‘의정비심의위원회’의 절반이 의회가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되어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주민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구의원 개개인의 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책정된 의정비는 투명성과 주민합의를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있다. 서대문구 의회는 지금이라도 검증된 시민단체의 참여를 늘려 의정비 산정에 대한 연구를 심도있게 진행하고 주민들에 대한 홍보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둘째, 의정비 액수가 적정한가의 문제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구의원의 연봉은 3804만원이지만 회기가 80일임을 감안할 때 일당으로 치면 47만 5천 5백원에 해당한다. 서울시 자치구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하면 더 나은 구정을 위한 주민들의 배려라고 생각하기에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금액이다. 
의정비의 액수가 높아질수록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현실에서 지방재정과 주민들에게 미치는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을 서대문구 의회가 깊이 새겨야한다. 대부분의 시민단체에서 제기하는 기준인 지방재정과 주민소득수준을 고려한 합리적인 의정비 책정이 필요하다.

셋째, 유급화에 따른 의원들의 책임과 의무에 관련된 규정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유급화의 가장 큰 목적은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전념토록 보장함으로써 더욱 지역주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지방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의 신분이었으므로 겸직을 통한 영리행위가 허용되어 왔다. 그러나 유급화 도입 이후로는 당연히 그 변화된 신분에 맞는 영리행위의 제한과 의원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결정을 회피하게 하는 규정이 마련되야 한다. 아울러 의정비 사용내역의 공개 역시 함께 명시되어야 한다.

서대문 의정참여단은 이와 같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서대문구 의회 회기수당 조례개정안’의 본회의 상정과 원안통과를 반대하며 개정안에 다음의 내용이 반영되기를 요구한다.

 첫째, ‘의정비심의위원회’의 구성과정에 검증된 시민단체와 주민참여를 보장하는 내용을 명시할 것
 둘째, 의정비 책정의 구체적인 산술 기준을 서대문구 재정과 주민소득을 고려하여 명시할 것 
 셋째, 지방재정과 주민정서를 고려하여 월정수당을 삭감할 것
 넷째, 의원들의 겸직금지와 직무와 관련된 영리행위 제한 규정을 마련하고 의정비 사용내용을 매년 공개할 것.



2006년. 6월 13일
서대문 주민센터-서대문의정참여단 (blog.naver.com/withsdm)